BMA컬렉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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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의 풍경을 위한 6개의 캔버스, 김구림의 ‘풍경’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한국실험미술 1960-70년대’전이 열리고 있다. 요즘 핫한 전시 중의 하나이다. 한국 미술사조에 대한 관심이 단색화에 이어 실험미술까지도 확대되고 있는다는 현상은 고무적인 일이다.단색화보다 시기적으로 앞선 실험미술은 한국전쟁 이후 한국미술의 정체성 정립을 주장했다. 당시 대표적 서구 미술 운동이었던 앵포르멜 운동에 저항하며 실험적이고 전위적인 활동으로 생겨났으나, 정치적 억압과 미술계의 현상들로 인해 어쩌면 결실을 보기 전에 지고 말았던 장르이다. 그러나 실험미술은 한국미술의 층이 2023-0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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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친 필법에 담긴 야산의 정취, 변관식 ‘관폭도’ 소정(小亭) 변관식(1899~1976)은 한국 화단을 대표하는 거장으로 ‘금강산의 화가’로도 불린다. 황해도 옹진 출생으로 어린 나이에 부모님을 잃은 변관식은 외조부인 소림(小琳) 조석진의 돌봄 속에 성장했다. 조석진은 1918년 발족해 1936년까지 이어진 ‘서화협회’를 주도한 인물 중 한 명으로 근대기 한국 화단에 남다른 족적을 남겼다.조석진은 김홍도의 영향을 받은 할아버지 임전(琳田) 조정규의 화풍에서도 영향을 받았다. 조정규는 특히 ‘어해화’로 이름을 알린 인물 2023-0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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쇠와 나무… 이질성의 침투와 교감, 심문섭 ‘메타퍼’ 심문섭(1943~) 작가는 통영에서 태어났다. 1960년대 후반 국전에서 연이어 수상했고, 1971~75년 파리비엔날레에 참가했다. 작가는 1970년대 이후 일본에서 여러 차례 개인전을 개최했고 프랑스의 팔레 루아얄 공원, 니스 아시아 미술관 전시에 초대되기도 했다. 1981년 제2회 헨리무어 대상전에서 ‘현전’ 시리즈로 대상을 수상하는 등 심문섭은 세계적 행보를 보여주는 작가이다. 1995년과 2001년 베니스비엔날레 특별전에 참가 등 현재까지도 왕성한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작가는 1970년대 초 시작한 &l 2023-0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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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시를 통한 신화적 이미지의 표현, 양철모 ‘한국의 신화’ 양철모(1943~)는 부산 출생으로 1965년 홍익대 미술대학 서양화과를 졸업하였다. 1975년 부산 탑미술관에서 개최한 전시가 그의 첫 개인전이었다. 1967년 ‘제 2회 습지전’(부산시 전시관), 1968년 ‘이후작가전’(부산전시관), 1974~1989년 ‘군록전’, 1982~1991년 ‘남부전’ 등 부산 지역 작가 동인 활동에 적극 참여했다. 작가는 동주여상, 진주교대 조교수, 부산교대 교수를 역임하는 등 교육 활동에도 열중했다.양철모는 한국 2023-0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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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재와 재현 사이, 한운성 ‘Blue Stairs’ 한운성(1946~)은 서울대학교 학부와 대학원에서 회화를 전공했다. 작업 초기에 작가는 당시 한국 미술계에 확산되었던 추상표현주의, 앵포르멜(Informel) 경향의 추상 회화를 제작했다. 이후 1970년대 초 국비 유학생으로 미국 템플대학교의 타일러 미술대학 대학원에서 판화를 공부했다. 이를 계기로 한운성은 일상의 사물을 주제로 한 사실주의 경향의 작품을 선보였다.1980년대부터 작가는 받침목, 매듭, 문 등 주변의 건축·구조적 요소나 과일, 꽃과 같이 평범하면서도 친근한 소재를 담은 다양한 연작을 발표했다. 특히 회 2023-0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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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물의 존재감과 지난한 노동 행위의 가치, 송수련 ‘내적시선’ 송수련(1945~)은 서울 출생으로 1965년 서라벌대학교(현 중앙대)에 진학하여 동양화를 전공했다. 변관식, 권영우, 안상철과 같이 당대 한국 미술의 변화 흐름을 주도하고 있었던 작가들에게 사사하였다. 이들의 가르침 아래 미술 재료와 기법의 연구, 추상성의 도입, 한지 작업의 확장, 오브제 사용을 통한 ‘한국화에 대한 방법론’을 고민했다. 송 작가는 이를 계기로 전통 재료의 새로운 방향성을 모색하고, 일상생활 자체를 예술에 도입하게 됐다.특히 송 작가는 재학 시절 안상철의 제자를 중심으로 ‘재료의 2023-0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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척박한 환경에서 조각의 모더니티 실천한 작가, 염태진 ‘미상’ 염태진(1915~1999)은 부산 출생으로 일본대학교 미술과를 졸업했다. 1942년과 1943년 ‘조선미술전람회’에 입선했으며, 1972년 국민훈장 목련장과 1978년 눌원문화상을 수상했다. 작가는 1959년부터 지속적으로 ‘부산미술협회전’에 참여했다. 1964년 ‘앙뎅팡당전’, 1965년 ‘대한민국국민미술전 초대작가전’, 1974년 국립현대미술관 ‘현대조각전’에 이어 ‘부산수채화협회전’에도 참여했다. 경 2023-0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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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박한 맛 느껴지는 건강한 인체 표현, 조동벽 ‘여인상’ 조동벽(1920~1978)은 부산 1세대 작가로 알려져 있다. 그는 만주에서 태어나 초등교육을 받았으며, 이후 일본으로 건너가 도쿄에서 중·고등 교육을 받고 일본대학 예술학부 미술과에 진학했다. 1941년 대학을 졸업한 뒤 귀향하여 금화여고 미술 교사로 재직했다. 해방 후에는 인천공립공업고등학교에서 교사 생활을 했다.작가는 한국전쟁 당시 인민군으로 오해를 받아 거제도 포로수용소에서 수용 생활을 하기도 했다. 이 시기 포로수용소에서의 생활을 담은 드로잉이 남아있는데, 당시 포로들의 생활상을 엿볼 수 있는 자료로도 활용되고 2023-0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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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외된 이들의 일상을 포착하는 김원 ‘공장후경’ 파춘 김원(1921~2009)은 ‘파춘 김원작품기’라는 제목으로 13권의 스크랩북을 만들었다. 1955년부터 작고하기 전까지의 작업을 모두 사진으로 남겼을 뿐만 아니라 전시회 자료와 현장 사진, 관련 기사까지 꼼꼼히 정리해두었다. 김원은 함경남도 정평에서 출생했으나 1951년 부산에 정착해 계속 부산에서 활동했다. 그렇기에 이 스크랩북은 김원의 작품 세계뿐만 아니라 부산 미술사를 연구하는 데도 귀중한 자료가 된다.1967년 미술평론가 김강석이 김원을 일컬어 ‘파이어니어’라고 부를 정도로 그 2023-0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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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을 복귀시키는 실험, 조승호 ‘무제(Untitled)’ 조승호의 2004년작 ‘무제’는 실험 비디오의 진수를 보여준다. 이 작품은 무음으로 된 3채널 비디오로 구성되어 있다. 첫 번째 채널은 물이 꼬르륵 내뿜어지면서 거품이 일어나는 장면, 두 번째 채널은 타자기의 부품이 수면을 쳐서 물이 튀는 장면, 세 번째 채널은 담뱃불을 붙이고 연기를 내뿜는 장면을 반복해서 보여준다.세 영상은 모두 일상에서 흔하게 일어날 법한 장면을 매우 구체적인 질감으로 담고 있다. 굳이 모더니즘을 거론하지 않더라도 대다수 예술은 특별하고 예외적인 가치를 추구하기 마련이며, 여기서 일상적인 2023-05-23